칼럼사설
자식을 리더로 키우려면 웅변부터 가르쳐라
어느 소대장의 어머니
기사입력 2016.08.16 17:26 | 최종수정 2016.08.16 17:26

손영학

 손영학 (동명대학교 FSL 교수)

어느 소대장의 어머니


작년 겨울 어느 날 오후, 한 중년 부인의 전화를 받았다. 그 부인은 아들의 발표력과 성격 문제로 상담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부인에게 ‘아드님이 몇 학년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부인은 “원장님, 우리 아들은 어린애가 아니라 군인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나는 언뜻 군 생활을 떠올리면서 ‘부인의 아들이 군부대에서 실시하는 웅변대회에 출전하려는 것이려니...’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부인의 아들은 뜻밖에도 일반 사병이 아닌 장교라는 것이었다. 나는 부인을 사무실로 오시게 한 후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부인이 들려준 아들의 사연은 이러했다.

 

우리 아이는 태어나서 대학을 졸업 할 때까지 부모나 선생님의 속을 한번도 썩힌 적이 없는 이른바 모범생이요 우등생이었습니다. 유치원을 다닐 때도 친구들과 한번도 싸운 적이 없었고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공부만 열심히 하는 기특한 아이였습니다. 학교가 파하면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곧장 집으로 달려와 공부에 파 묻혔고 이런 아들이 엄마인 저로서는 너무나도 기특하고 대견했습니다. 사춘기 시절 겪는 이성간의 갈등도 없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여자 친구와는 아예 사귀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학에 진학한 아들은 저에게 ‘ROTC지원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ROTC훈련을 받으면 사나이답게 강인해지고 내성적인 성격도 고쳐질 것이라는 것이 엄마인 저와 아들의 공통된 생각이었기에 저는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아들은 고된 훈련을 잘 견뎌 내었고 졸업 후 드디어 소위에 임관되어 전방부대의 소대장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아들에게서 몇 달 후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믿음직한 소대장으로써 국방의 의무에 충실하고 있을 줄만 알았던 아들은 전화를 붙잡고 흐느끼면서 저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죽고싶어. 차라리 이등병으로 입대했으면 나앗을 걸 그랬어. 소대원들을 어떻게 다루고 명령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들의 전화를 받은 저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를 어떻게 해야 좋겠습니까?

 

그 부인이 아들, 즉 소대장은 어릴 때부터 지극히 내성적이고 순종적이었기 때문에 남이 시키는 것은 잘했지만 자기 스스로가 어떤 문제를 결정하거나 개척해나가는 자립심이나 독창성은 부족했던 것이었다. 만약 그 아들이 어릴 때부터 말하기를 즐겨하고 친구들을 잘 사귀었더라면 이런 성격이 형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웅변 교육은 개인의 일생을 활기차고 자신감 넘치게 하며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불굴의 투지를 갖게 한다. 나는 그 부인으로부터 소대장 아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속으로 ‘왜 어릴 때 진작 웅변을 가르치지 않으셨습니까? 라고 안타까이 외쳤다. 이렇듯 어릴 때의 웅변 교육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학부모들 중에는 이러한 웅변, 발표력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오늘날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교육은 영어교육인 것 같다. 물론 세계화시대를 살아가자면 세계공용어인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거기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영어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했으니 나라가 온통 영어의 바다에 빠진 꼴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국어교육도 모국어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모국어교육은 모든 언어교육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자기의 의견을 잘 정리하여 거침없이 발표할 수 있게 하는 발표력교육이 선행되어야만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도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릴 때의 보약 한 첩이 커서 먹는 보약 열 재 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어릴 때 체험한 일이나 독서, 그리고 발표력 등은 일생을 통해 결코 잊혀지지 않으며 그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소중한 자양분이 된다.

어릴 때 웅변을 배우면 첫째, 발음이 분명해진다. 분명한 발음은 자기의 의사를 타인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각인시키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둘째, 주관이 뚜렷해진다.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남에게 질질 끌려 다니지 않으며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정진할 수 있다. 셋째, 웅변을 배우면 발표력이 좋아진다.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이 두렵기는커녕 오히려 즐겁고 신나는 일이 된다. 때문에 매사가 밝고 긍정적이며 희망찬 삶을 살게 된다. 넷째, 리더십이 길러진다. 웅변, 발표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도 밝고 희망차게 이끌게 된다.

 

언어는 습관이다. 어릴 때부터 밝고 긍정적인 발표력을 부단히 익히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평생을 말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지금 그 소대장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 소대장 어머니의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길이 없다.

 

<웅변을 배우면...>

첫째, 발음이 분명해진다.

둘째, 주관이 뚜렷해진다.

셋째, 발표력이 좋아진다.

넷째, 리더십이 길러진다.



월드톱뉴스 김재익기자 (gounmal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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